행성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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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아침
어둠 속 웅크린 하늘이 눈 뜨면
내 망막 속 헤집는 온몸을 동여맨 빛의 밧줄들
첫 삽을 뜨는 자의 가슴에 적멸의 물결이 인다
눈앞에는 수평선의 파란 담장을 넘어온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파도의 손가락들
서랍 속에 숨겨둔 꾹꾹 닫힌 말들이 물거품처럼
부풀다 부풀어 올라
손끝에 톡, 톡, 말의 뼈가 부서진다
하얀 피의 잉크로 쏟은 바다의 이야기를 쓴다
해안가에는 불면의 밤을 건너온 사람들의 뒤척거림이
조개껍데기처럼 널려있다
태초의 난파선에서 뜯긴 나무판자가 조난신호를 보내듯
해류를 따라 느리게, 느리게 걸어온다
나는 마중물처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구름의 심장으로 만든 섬들이 새가 되어 정수리에 앉는다
갓 부화한 하얀 날갯짓이 눈부시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별들의 속삭임이 흩어진 자리로 햇살이 새 날을 심는 아침,
바다가 넘기는 첫 페이지의 묘사 잘 감상했습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조석으로 공기가 차갑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