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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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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12회 작성일 21-12-24 23:09

본문

-

 

    바리

 

 

    오늘 머리를 깎았지, 늘 가던 미용실이었어,

    늘 깎는 대로 깎고 늘 보는 대로 보고, 눈 지그시 감고 있었지,

    감옥은 잠시 초원에 놓아두고 빙빙 도는 까만 자리에 앉아 명상을 즐겼지만,

    그래도 몸통 다 뜯긴 가젤의 머리를 물고 가는 들개의 비틀거림을

    잊지는 못했어,

    깜빡 졸았던가 봐! 엊저녁에 먹은 쫄깃한 횟감이 순간 떠올랐어,

    탱탱 씻지도 않은 젓가락 결국 닦지도 않은 그릇을

    곤댓짓 할 것도 없는 마당, 저버리지 못해 물었지,

    요즘도 고개를 타느냐고 그랬더니 아! 글쎄 한 되잖아

    고래 등 싸움. 꽤 괜찮아, 잘했네 잘했구먼,

    너무 깎았나 싶어, 영 백지였으니까! 시원하다 못해 시렸으니까, 쭈뼛쭈뼛 떠오르는 바늘 같았으니까

    웃옷을 입고 문을 열고,

    오늘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마음만 허전했어, 다시 고래를 들여다보고, 쪼끔 한 새우를 몰고 그게 그렇게 큰 반응을 몰고 오는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서핑은 하루 이틀 되는 게 아니잖아! 바른 눈을 보고 싶었으니까

    까맣게 바로 보는 너의 눈 말이야

    보고 싶었으니까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행 한 행 집중을 하게 됩니다.
신춘문예나 문학상 당선작을 보는 느낌 입니다.
좋은 시 감상하는 건 행복한 일이죠.
감사드려요.
시마을에 오래오래 남아주시길 바래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숭오 시인님.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따뜻하게 대해 주셔 정말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
그 무엇보다 따뜻한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자유가 한 줄로 서 있다 한쪽 눈 잃은 병사가 막사에서 나와 휘파람을 분다 뭇입 없는 이가 벽에 기대어 벽을 안고 있다 증오도 없이 한 치의 황홀함도 없이 밤새 서 있었다 밤의 긴 동굴에서 무언의 눈총만 뱀처럼 기었다 눈빛 잃은 별빛들이 사라져 갈 때 거북한 안개는 단순한 엄폐의 수단이었을까, 무엇을 잃었는지 모르고 허무와 고독을 뱉으며 오로지 한쪽 눈으로 한쪽만 바라보고 서 있었다

....숭오21.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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