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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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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8회 작성일 21-11-24 10:13

본문

비문 ()

 

여우골 고개에 쌓아둔 비밀이 무너졌어

쓰러지면 안 되는 마지막 자존심인데

주름도 기미도 반백이 된 머리도

와르르 안기는 순간

숨겨졌던 기억이 꿈틀거렸지

살짝 비추던 속옷을 들추던 흑백 카메라

지난 것을 미래로 삼았거나

속없이 다가오는 웃음을

배경으로 넣었지

기웃기웃 미완성 삶

그 길을 걸어오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았지

 

쓸모없어 굴러떨어진 막돌을 들어 올리며

울퉁불퉁 쌓은 지난날을 기억해 주느냐고

묻고 있었어

무작정 달리다 돌부리에 차였거나

놓쳐버린 버스 꽁무니 따라 달린 흙먼지만

부록으로 남긴다네.


까치밥

 

이옥순

 

가을 달은

까치의 눈동자래요.

두 개의 감과 세 개의 밤과 다섯 개의

대추 알이 보여요

그보다 도둑고양이 눈에 숨어 있는

달은

조금 전까지 살다간 흔적이 보여요

정말 여기서 살며

이걸 먹어도 될까요?

갓 익은 물컹한 그것들

천적의 이빨 자국에 뒹굴어요

뱅글뱅글 돌고 있는

고양이 소리

달은

멀고 먼 허기였어요.

 


 

 

댓글목록

붉은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속없이 다가오는 웃음"이 청춘을 이기지 못한 주름 같은 순간으로 와서 안기네요~~~

이옥순 시인님 반갑습니다 글로서 뵈오니 얼굴을 뵌 듯 반갑네요
늘 건강하시고  향필하십시요
제게는 그리움 같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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