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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1회 작성일 21-11-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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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殯所)

죽은 후에, 목에 두른 머플러가 공허하기만 하다 한때는 세상의 모진 추위로 부터 지켜주었던, 사랑 죽은 후에도 차마, 감지 못한 눈 빛 없는 눈동자에 어려있는 오랜 그리움의 혈통도 죽은 후엔, 모두 부질없는 것이 되었다 사람들의 무리 속에 끝까지 시들지 않는 진정한 사랑은 없나니, 그리하여 사람의 사랑에 대한 헛된 기대는 이제 쓸쓸히 접어야 하리니 굳이, 그런 애석한 마음을 탓하자면 외로움에 가슴 조이던 시간을 이겨내지 못한 조급증이나 말해야 하리 체온 없는 목에 두른, 머플러가 유난히 을씨년스럽다 살아 생전에, 못다 한 사랑이 그리도 아쉬웠을까 하지만, 죽음 또한 생명만큼 강렬한 것이며 그것 역시 영원한 허무를 채워주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것 또한,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휴식이 없었더라면 고단한 삶은 얼마나 끔찍한 것이 되었을까 비로소 평온한 침묵을 감싸는 머플러는, 더 이상 따뜻하지 않다 죽은 이에겐 따스한 체온 없기에, 목에 두른 머플러는 다만 공허하게 남겨진 한때의 추억일 뿐 죽은 후에, 그런 모습이 한 없이 애처럽긴 해도 더 이상 따스하지 않은 것을 사랑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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