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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의 밀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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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8회 작성일 21-10-31 23:53

본문

​모자의 밀짚

     하늘시

쩌억 쩍  갈라졌던 거북이

등짝마다 황금 알갱이가 주렁주렁 열렸던

수확의 이론

비와 바람을 더하여 뙤악볕을 곱하고 우박과 폭설을 맞은 달과 별의 함수에 무리수를 뺀 그네공식에 대입하면

풀이할 수도 분해할 수도 없는

우주의 서술적 정체성이

몇억톤이나 쏟아졌을까


​벗겨진 살, 으스러진 뼈, 서로 맞대

사시사철 아버지의 연인으로 한 생을

두 목숨으로 엮은

저 짚시빛 우산 그리고 양산

어둠도 채 씻지 않은 새벽을 파낸 이빨 빠진 삽

묻히는 서녁해를 끌어잡은 괭이의 장단지

우후죽순 잡초같이 질긴 가난 솎아내고 솎아낸

길어 진 목숨부지 파 헤친 밭데기

하늘밭 땅끝 마을까지 아버지의 고랑이 이어져

당신의 여백에 빨갛게 밑줄 쳐진

실한 것들은 다 일곱 자식의 문단으로 나눠져

개미 허리 등짝에 설​명된

발단,전개,위기, 절정의 당신

짠내나는 눈물을 꺼내 놓은 들판에

어머니는 아버지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허수 아버지를 모셔 오셨다

실수가 없으신 어머니는 지아비의 밀짚모자를

허수의 아버지에게 양도 하셨다

24시를 42시로 연장했던

삽과 괭이의 인정머리 맡에

피땀으로 자란 녹꽃,

붉그스럼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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