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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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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0회 작성일 21-10-03 15:11

본문

해녀의 노래 / 백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한바당 거친 물살에 맡긴 몸뚱아리

우리는 대체 어디로 가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호오이 호오이

 

모처럼 수애기들 쑤액 쑤액 몸부림치는 날이면

다금바리 붉바리 물꾸럭을 따라 한 몸이 되던 비바리들

눈에 밟히는 구쟁기를 따랴 전복을 따랴

돌에 붙들린 미역처럼 흐느적거리며

이승과 저승을 들락거리던

그 시절 어제 같은데

질긴 목숨 어느덧 할망이 되어 숨비도 가쁘고 삭신도 쑤시지만

아직도 구천을 떠돌며 꾸역꾸역 물질하고 있을

울 어멍 품속처럼 너른 바당의 태왁질

둥그대 당실 둥그대 당실

원망스레 허공을 갈기는 자맥질

철푸덕 철푸덕

하냥 좋구나

 

한평생 한풀이 살풀이 같은

짠 물질의 노래

이윽고 끊어지던 숨

가느다랗게 이어지는

섬의 소리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호오이 호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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