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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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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35회 작성일 25-11-19 15:31

본문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네

스물 아홉의 오월과 유월에만 사는 남자
추억의 방문을 열면 맨발로 달려와 나를 반길 남자
툭하면 삼층밥 지어대는 나보다
밥물을 더 잘 맞추는 남자
농협 달력 위에 차린 소소한 밥상에서
내 눈빛을 내 웃음을 내 수다를 내 서툰 솜씨를
푹푹 수저로 잘도 떠먹는 남자
가끔 수염을 내 얼굴에 부비며 어떠냐고 묻는 남자
그때마다 향긋한 보리냄새로 나를 취하게 한 남자
단추 몇 개 마음 몇 개 쯤 풀어놓고 사는 남자
술은 한모금도 못하는 남자
그러나 소주 한 잔 맥주 한 캔에도 시인이 되는 남자
한 잎의 여자*를 무척 사랑한 남자
그래서 취하면 늘 그 여자만 찾는 남자
서정시 같은 목소리를 가진 남자
헤이즐넛 같은 박하사탕 같은 그 남자

끝까지 사랑하려다
절대로 사랑하려다
산책만 하고 쓸쓸히 내려놓은 남자
내 나이 스물 아홉의 오월과 유월에만 사는 그 남자

  ㅡ*한 잎의 여자 - 시인 오규원님의 시

댓글목록

이정원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 얹어 주심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시
늘 기대하며 노크하는
독자입니다
꽉 찬 가을처럼 늘 건필하시길요

cosyyoon님의 댓글

profile_image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 사랑을 이런 식으로 추억하는 방법이 있었군요.
놀랍습니다.

사랑을 느끼는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시어로 엮으신 솜씨,
배우고 싶습니다.

옥고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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