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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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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루궁뎅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3회 작성일 21-09-10 20:07

본문

아귀 


주머니 속에는 사하라의 모래 폭풍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어스름이 서슬 퍼런 도끼날로 핏발 세우던 저녁, 구부정한 샛골목에는 멘톨 냄새가 났다 까치발로 선 전봇대에는 하루를 벗어던진 전선이 경로를 이탈한 채 긴 머리카락을 축 늘어뜨리고 있다 뛰엄뛰엄 흐릿한 불빛을 던지는 가로등이 찢어진 운동화 속을 기웃거릴 때 구둣발에 목청 돋운 깡통들이 길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때마침 길을 가로질러 온 아이가 허리가 댕강 잘려나간 깡통을 인사이드 킥으로 날려버렸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골목골목이 창자를 게워낸 빈 깡통의 아우성으로 박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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