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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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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88회 작성일 21-08-2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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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남형제섬 등대 자리

꾼에게는 침실로 통한다

이름만큼 발밑이 안락하다

어둠을 가르며 전자 찌를 흘린다

찌를 바라보지 않았다

부처님이 보이는 것은 허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마음으로 옭아맨 살림망이 태평양을 집어삼켰다

바다를 읽는다

물결을 읽는다

칠흑 속에서 본류와 지류, 겉조류와 속조류, 와류와 반탄류를 읽는다

물결의 첫 페이지를 읽고 조류가 소용돌이칠 때까지

천천히 페이지를 넘긴다

수억만 년 오고 갔을 시퍼런 해구의 물결이 내가 선 발밑에서 멈칫거린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바다를 써 내려간다

밤하늘에는 별빛이 출렁거리고 갯바위에는 따개비가 반짝거린다

별빛이 따개비로 피었다

따개비가 별빛으로 사라져버렸다

첫눈에 반한 인연은 독가시치처럼 치명적이다

사랑으로 쓴 눈빛은 고독하다

고독하지 않은 자

사랑하지 말라

해변가 반질반질한 몽돌의 심장을 뚫고

해당화가 붉은 꽃대 올린다

해구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물의 지문을 끌어올린다

인양 로프가 수평선에 기대어 평행선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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