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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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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0회 작성일 21-08-05 20:46

본문

도플갱어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출근을 한 것 같았지만

연구실 책상 위에도

외래 진료실에서도

교직원 식당에서도

카페에서도

그의 말소리는 외이와 중이에서

또박또박 분명하게 닿소리와 홀소리로

핏대 세우며 울려 퍼지는데

그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퇴근 후 동료 몇이 주석에 둘러앉았는데

슬픔이 차오르던 주둥이 속 혓바닥에서

슬픔이 비통으로

슬픔이 애통으로

슬픔이 비탄으로

슬픔이 비극으로

슬픔이 설움으로

적나라하게 까발려질 무렵

좌중으로 걸쭉한 육담이 날아드는데

한 줌밖에 안되는 주먹 같은 그의 얼굴이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댓글목록

스승님의 댓글

profile_image 스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날건달 시인님.
시를 잘 읽었습니다.
위의 시가 형님이 생각하시는 시란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요?
모세혈관과도 같은 시를 얘기하시는 형님은 진지하게 시를 대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진지해질 수가 있다는 것은 진짜로 시인의 길에 들어서고 싶다는 의미로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형님은 보이지가 않지만 자음(닿소리)과 모음(홀소리)이 남아서 들리는 이유이겠습니다.
그것이 형님께서 보여 주고 싶었던 시의 진실된 모습이 아닐까요?
언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완벽한 시로 표현할 수가 있는 경지에 오르면...
그때는 저와 라이벌이 되겠습니다.
오늘의 시는 미완이라서 잠재능력만을 보고 갑니다.
진솔한 형님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보랏빛 자수정과도 같이 깨끗한 시인이 될 것이라고 예견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로 가는길이라....
그 길이 곧은 길일지, 너덜길일지, 오르막일지......글세 나도 모르겠네. ㅎ
누가 나에게 묻지도 않겠지만 만약에 물어 본다고 가정해 보면
내가 바라보는 시의 길은 평범한 나의 일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
맞고 터지고 깨지는 일상 속에서 미움과 증오와 사랑과 희망과 절망이 뒤범벅된
보잘것 없는 나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4시에 사천으로 출발하기 위해 슬슬 준비를.....ㅎ
사천으로 가는 길섶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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