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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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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6회 작성일 21-02-22 01:37

본문

1.

모스크바를 돌아 도착한

도나우강 동쪽의 페스트와 서쪽의 부다

짙은 구름 속에 감춰진 신비의 보물상자를 열어본다

무성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에체리 벼룩시장의 난전에서 만난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포크 같기도 한

손때가 반질거리는 작대기에 매달린 다섯 손가락

손끝 닿지 않는 사람들의 말 못할 속마음을 긁어주었으리라


2.

수조에 물을 싣고 기관사가 화구에 석탄을 밀어 넣는다 

보일러 속의 물이 끓어오르자 기차는 환상 속으로 달려간다 얼어붙은 낯선 땅에는 검붉게 피어올랐다 고개 떨군 동백꽃 한 송이 그 붉은 꽃물 들린 생의 바닥에서 반짝이는

모래알들을 손아귀에 움켜쥐었다 놓았다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승무원 복장을 한 소녀가 내게로 다가와 검표를 요구하자

나는 입맞춤 하는 연인들 사이로 칙칙폭폭 되돌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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