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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타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310회 작성일 21-02-26 10:54

본문

세월 타령 / 백록

 

 


썩을 놈의 들쥐들이 들썩이던 해가 저물더니 두 눈 부릅뜬 흰 소가 마치 거룩한 인 양 어슬렁거렸지만 

한동안 얼음 같은 달빛을 품은 난 동짓달 섣달을 외진 외양간에서 그럭저럭 지냈지

동안거의 대한과 꽃샘의 입춘을 보내며 재난 같은 설날을 보내며 새해를 맞았지

 

비로소 오늘 정월대보름을 만났지만 아직은 하늬바람 뒤섞인 우수의 기슭

이제 며칠 후면 꽃 피는 춘삼월, 이윽고 개구리들 팔짝 뛰는 경칩이다

달을 품은 어둠은 서서히 기울어지고 해를 품은 환한 날로 향하는 춘분이다

머잖아 세상은 초록에 휩싸여 분명코 뜨거워질 것이다

멀건 살이 물이 되도록 끓을 것이다. 펄펄

노릇한 뼈가 가루가 되도록

붉은 피가 불이 되도록

탈 것이다. 활활

 

그러거나 말거나 난 지금

궁상맞은 궁상의 각으로 천왕天王같은 치우를 부르는 중이다

파도 같은 파와 시끄러운 시를 버린 도레미솔라를 붙들고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현을 조율한 가락으로

나의 요람이자 무덤일 섬의 오돌또기로

둥그대 당실 둥그대 당실

결코, 쓰러지기 싫은

오뚝이처럼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나리 / 백록


C'est Si Bon

그들이 사랑을 했을 때
그것은 아주 멋지다는 뜻이랍니다
모든 것이 훌륭하다는 겁니다
말도, 달콤한 한숨도, 입맞춤도
쎄시봉의 노래처럼

그들의 노래와 함께 어울린 한 여자가 있었답니다
그녀의 노래는 한 번도 들은 적 없지만
그들의 노래를 좋아하던 그녀가
꽤 느지막하게
세상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늙은 뼈마디를 울리며
미나리 꽝이라며

상이란 상을 모조리 휩쓸고 있습니다
미나리라는 이름으로
아삭아삭하게
상큼하게

아무튼, 오래 살고 볼 노릇입니다
이제 곧 봄입니다
당신을 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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