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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상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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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2회 작성일 21-02-20 08:09

본문

검은 상자의 시간

      활연




  택배가 도착할 시간이야 흔들지 마
  깨질 수 있는 공기들이야

  깜깜한 밤을 견디면 그리운 빛,
  우린 물속에서도 습하군

              물주머니는 우릴 시험에 들게 할 수도 있어 우린 서로의 눈동자도 옆구리도 파먹을 수 있지만 태초의 몸은 고전이라서 지루한 수업이지 교정된 미는 예술품이야 강남의 언니들은 다 아름다워

  한 걸음씩 사귀면 가까워져
  처음 네가 혁대를 푼 것처럼 처음 내가 가슴을 보여준 것처럼

              인간은 열을 셀 때까지만 사랑한다더군요 신음의 배반이라지요 격렬한 울음이 환희라니

  너는 목구멍으로 이해하고
  나는 네 속에 컴컴한 밤으로 이해하지

  상자 속 대기로 스몄다고 믿지 마

  종소리 or
         초인종

              감정노동은 피가 마르는 직업이죠 다짜고짜 본능적이야 씨바와 좆도는 견종도 섬 이름도 아닙니다 고양이는 소리의 공포가 트라우마죠 딩동딩동 다른 세상으로 옮겨졌어요 엄마가 사라진 소리 누이와 동생이 떨어져 나간
                  인생이 좆같아요*

  미안을 건네야 하는데
  늑대와 여우가 식탁에 앉아
  서로를 나눠 먹는 집으로

              착한 하느님도 인간에게 짐승 몇 마리를 심어두었죠 수컷 여우와 암컷 늑대의 생존은 밥상이 헤겔의 법칙이죠 헤게모니는 머니의 문제입니다

  커다란 그릇처럼 생긴 상자가 오는 중
  우린 마시는 걸 연습하고 서로를 엎질러놓을 거야

              운명은 낙인이야 평생 관에서 살아야 하는 관찰용 생선이야 물방울 숨이지만 우린 물거품처럼 아름다워 난해한 서정은 필요 없어 먹이가 날아오면 공수병을 앓고 사각의 링은 춤추기 좋아 오래전 죽은 우리가 놀기 좋은 관

  고래 숨구멍을 눌러 분수를 막았다는 책갈피…… 당신의 현미경 속 노을……
  푸른 공기가 헤엄치는 밤을 이해해




* 예닐곱 살 아이, 자인(Zain)의 말, [영화, 가버나움(Capharnaum, 2018)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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