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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2반 6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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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956회 작성일 21-02-15 21:53

본문

영주 아버지는 말표공장 공장장이었다. 영주네는 럭키금성 전축에 우리 동네 유일의 삼성 칼라텔레비전에 샌드위치 메이커까지 완비한 한마디로 최첨단을 달렸다. 내방에는 몰딩이 꼬장물 줄줄 흐르는 살갗을 드러내고 척추가 굽었는지 네발이 꼬여버린 나 몰래 무얼 먹었는지 합판이 내려앉아 개문도 잘 안 되는 책상이 휘어진 서랍을 장전한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온몸을 버티고 서 있었다. 월말고사를 치른 날, 적토마의 힘찬 말발굽처럼 활기찬 빗금의 행진으로 어머니께서 나의 엉덩이를 넝마로 만드셨다. 서러운 마음에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를 두 손으로 가린 채 우리 집은 왜 이 꼴이라며 어머니의 등 뒤로 한마디 날렸다. 어머니께서는 슬며시 나가셨고  정짓문 열고 들어서는 형에게 할머니의 심심풀이용 호두가 부서질 때까지 얻어맞았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마룻바닥에 드러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혼자 울고 있는데 형이 나의 엉덩이를 까고 안티푸라민을 담벼락에 낙서하듯 먹칠을 하였다. 잠결인지 꿈결인지 안티푸라민 뚜껑에 살고 있는 간호사 누나가 하얀 미소를 날리며 나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절로 웃음이 지어집니다.
참 맛깔나는 시로군요.
오랜만에 창작시를 간신히 쓰고 나와보니 날건달님의 시가 똭 기다리고 있어 반가웠습니다.
마치 먼지나게 매를 맞은 옛날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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