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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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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리꽃활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5회 작성일 25-10-30 01:07

본문

나는 그의 운전기사
출퇴근 함께하는

나는 그의 요양보호사
때맞춰 병원에 약 복용 신경 쓰는

나는 그의 효자손
곰처럼 벽 모서리에 혼자서도 잘도 긁던 등
뇌졸증에 균형을 잃고 나니 어지러운지
닿지 않는 구석구석 시원하게 긁어주는

나는 그의 인간 지팡이
노을 지고 무너진 그의 왼쪽을 지탱하는

나는 그의 코지마 안마기
건강할 땐 잘도 쓰던 안마기
아프니 따순 살이 닿아야 시원 타며 애용하는

그는 나의 만만한 구석
제일 만만하여 바가지 긁기 쉽고
제일 만만하여 마음 기대기 쉬운

그는 나의 젓가락 한 짝
내 가진 한 짝으로는
가벼운 새털 하나 집어 들지 못하는

서로 기대어 비로써 한 짝이 되어서야
한 잎 세상이라도 살짝 들어 엿볼 수 있는

댓글목록

나리꽃활짝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나리꽃활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가을 되십시요

시마을에 선물처럼 단풍처럼 나부끼는

시인님의 시를 늘 기다리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마음 남겨 주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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