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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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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14회 작성일 20-12-31 20:19

본문


가끔 





가끔 먹먹한 가슴이 나를 박차고 

뛰어나가 

먼바다를, 동사무소를, 빌딩의 숱한 창 밖을 

으스러지도록 움켜 보았다가는 툭툭 

빈손으로 돌아오곤 했다 

노래가 누군가의 목소리에 닿으면 

해 진 빈 운동장이 노래지도록 무작정 내달리다 

누워 흰 달을 바라보곤 했다 

가만히 가만히 숨이 달콤해질 때까지 

귀를 모아 어둠의 속살을 더듬었다 

먼 곳의 우물 속에서 누군가는 제 얼굴을 건져오고 

누군가는 

언덕에 서서 새파란 풀잎들에 베어지는 바람의 

투명한 신음소리를 읽고 있었다 


흘러가는 것을 따라가면 

한 곳에 닿는다 


웃어야 하는 순간에 터져 나오는 울음 


우리는 이미 

질문 이전의 답으로 첫울음을 물고 돌아온 것 


문이 없어도 

나는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몇 번이라도 


울며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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