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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절망만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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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0회 작성일 21-01-02 16:11

본문

현실에 계절이 있을 거라는 착각, 온난화 세상은 말짱 구라, 하늘 아래에는 적도 없는 극지뿐


인류는 항온이 아닌 냉혈, 절대 영도에 가까워서

그래서 더욱 격하게 온기를 탐하고 있어서, 온기를 넘어선 열기를 만들려, 황폐한 땅 아래 깃발 하나 세워두고 무한의 삽질을 반복할 뿐이라


인간성에 대한 오랜 탐구 ― 정말로 그딴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결국 어떤 두려움이 살게 만들었을 뿐이구나

봄 여름 가을 다 있지도 않고, 실은 끝없는 겨울, 아니 빙하기, 아니 그를 넘어선 무언가, 거기에 미욱하게 버티고 있을 수많은 목숨들만이, 미지의 공포를 안고 버티고 또 버티며, 맞서며, 스스로 삶의 기반을 파괴해가며, 삶을 이어가고 있으니


애당초 그럴 일은 없을 거라 못박아뒀지만, 피가 얼어붙은 이 종족에 처음으로 뜨뜻한, 하다못해 미지근한 피가 돌기 시작한 순간은, 그 종족의 끝과 멸종과 종말을 ― 기실은 천지를 감싼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 증명하고 있을 때니까


만사휴의의 절망만이, 차디찬 존재를 감쌀 유일한 무언가였음을 알기에

삿된 고온에 결코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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