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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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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꿈꾸는현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57회 작성일 20-12-16 09:24

본문

나의 배는 크기가 작았다

배가 커지기만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거 같았다.


이상했다. 배는 작았는데 허기는 컸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하셨다고 했다

그럼에도 왜 나는 채울 수 없었을까.


주워온 인형의 배에서 솜이 뿜어지고 있었다

채워주지 못한 것인지 채워지지 않은 것인지

나이를 먹은 나는 그때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다

없어지지 않는 흉터처럼 지독했던 허기만 남겨져있다


자취를 시작하고 첫날, 밥을 만들어보았다

탄밥이 되어버려 먹지 못했다

누군가에게나 처음은 있으니 이해한다

의도가 잘못되지 않았음을 이해한다


남들보다 머리하나가 작았으나

그만큼 집이 작아서 괜찮았다

집이 작아서 정말 다행이야.

생활고에 시달릴때

집은 다행이도 나를 뱉어내지 않았다.


새벽이 별을 지워갈때 집을 나섰다

비닐봉투 하나가 속을 채우지 못해 날아가고 있었다

지독한 공허는 나를 쉽게 흔들어댔다.


쓰레기를 주우면서,

채워지지 않은 것들의 아픔을 공감한다.


살기 팍팍해진 나에게서, 기억속의 어머니가 비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채우지 못하고 기어코 눈물을 비워냈다.


배가 고팠다. 눈물에선 맛있는 냄새가 났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범한 시어로 맛있는 식사를 하셨네요
저도 파지를 모아서 리어카로 나르는 일을 몇 년 동안 했습니다
한가득 실으면 2만원 정도 모았습니다
창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허기를 달래주는 어머님의 손길이 따듯한 온기를 품고 있어서 권태롭고 우울하며 고독한 나날을 이겨내는가 봅니다
이제 나이 40세라서 독립했지만 어머님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옵니다
어머님은 저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저는 어머님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홀로 아들 두 명을 키우셨고 우주 만큼 커다란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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