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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송이 하나의 클로즈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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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6회 작성일 20-12-01 04:58

본문

하얀 털복숭이 모자 속에서 꺼낸 물빛 두상이 떠오르는 것은 유리창에 눈송이 하나가 날아와 말갛게 녹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파랗게 밀어버린 여자의 뒷목을 보았다. 나는 불같이 오른쪽과 왼쪽이 목줄기와 파르라니 연결된 가운데 오목한 맨살에 패니스를 비벼 보고 싶다는 어처구니 없는 욕망에 사로잡혀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여자는 눈을 내리깔고 부드럽고 고요하게 길을 잘아는 말을 느긋이 몰듯 자신의 결심에 대해 말을 이어갔는데, 나는 실핏줄이 터질듯 눈알이 팽창 되다 고맙게도 눈물이 흘렀다. 기어히 천진한 그녀의 뒷목덜미를 끌어당겨 이마를 비비며 오래도록 만지고 만 것이다. 아무말도 하지마! 이게 바로 너야! 참 나를 찾아 떠난다는 그녀가 매미처럼 예쁜 물방울 같은 육체를 벗어 두고 가기를 나는 바랬다. 순천으로 가는 기차 시간이 다 되었다며 일어선 여자가 다시 털복숭이 모자를 뒤집어 쓰고 눈송이처럼 어디론가 날려 갔다. 길다란 햇빛들이 먹구름을 휘젖고 있는 것 같은 오후였다. 나의 바깥으로 나를 찾아 가는 그녀, 

순천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거울로 만든 집이 있을까? 둥근 돌다리 아래 흐르는 물을 따라 간다는 것일까? 펄펄 끓는 뜨거움을 거슬러 올라 수증기를 지나 한 방울 증류수가 참나였을까? 참 나는 왜 그렇게 먼먼 산속에 있는 것일까? 참 나인데 왜 나의 그 먼 바깥에 살고 있는 것일까? 겨울 바람 속에서 눈송이처럼 신나게 붐비고, 여름 폭풍 속에서 빗방울처럼 누구의 뺨이라도 한 대 후려 치며, 가을 햇살에 반짝거리다

얼음 밑으로 속내를 감추고 조신조신 흘러가는 그 모든 나는 모두 누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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