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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못 하는 이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9회 작성일 20-11-02 06:26

본문

독서 못 하는 이놈

 

책, 그 배달

현관 앞에 놓인 책

좋은 디자인으로 온몸을 감싸고

목록마다 책의 피가 문맥과 문맥 사이에

작가의 외로운 섬 하나

살고 싶어 독자의 파도 불러오려

침묵의 소리 외치고 또 외쳐 되고 있다

 

페이지를 열면

앞쪽 몇 장 쓰억 넘기는

아리랑고개가 너무 높아

잠시 쉬었다가

미련도 없이 기억 속에서 지워진다

기억장애 속 책 읽기

한 번도 끝까지 다 넘겨보지 못한

저자의 깊은 생각과 철학

 

장식용으로

책꽂이에 꼽혀 침묵을 강요당한

같은 책들과 하루하루

그 집주인의 손길과 눈길을 기다린다

임금님의 성은 입기보다 더 힘들다

 

이 집을 떠나야 해

아니면 발이라도 소리라도 만들어

주인 놈의 눈과 독서열을

사로잡아야 해

힘들다

하루하루 이렇게 책이라는 이름이

 

오늘도

시집 한 권으로 얼굴 발 그리하게

날 찾아왔는데

그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른다

습관적으로 이놈은 날 앞쪽 뒤척이다

구석으로 던져 놓겠지

 

이 지질맞은 놈아

책 속의 그들과 사랑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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