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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엘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70회 작성일 20-11-03 08:08

본문

서엘리 



아침을 젖히면

이란 처녀의 수줍은 얼굴을 가린 

차도르를 젖히면 

그 눈동자는 커다랗고 잿빛이며 

수정처럼 흐릿한 투명함.


눈동자의 가장자리 잿빛 기슭에 서서

그 중심을 들여다보다가 

발을 헛디디면 청록빛 심연 속으로 

떨어져버릴 것 같아,


그것은 사막의 달구어진 모래알들로 

쌓아올린 빛의 지층이며,

물결 찰랑이는 오아시스의 

야자나무 잎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의 

서걱임이며, 

새빨간 바위가 험준하게 몸 뻗은 

그 칼날 위를 재빠르게 기어가는 사막거미이며,

시들지 않는 꿈은 

얇은 베일 안에서 여덟 겹 황홀을 향해 

흘러가고 있나니. 


네가 발음하는 이국어는,

사막의 밤하늘 가득 채운 

별빛 조각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포스근한 마찰음 같아.


잇새로 숨 드나드는

낙원의 포도알 속, 

가느란 향유 불

기어오르는.   


너는 널 향해

무너져내리는 

카비르 사막의 석탑이

자기 입을 막고 질식해가는 

그 이유를 알고 있나.




** 어느 이란 여자의 눈동자를 가까이서 본 일 있다.

눈동자가 아주 크고 그 중심이 청록빛 섞인 잿빛이었으며

마치 빨려들어갈 듯 신비로웠다. 평범하고 호기심 많던 그녀는

내가 자기 속에서 신비로움을 읽었던 사실을 알고 있을까...... **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움의 추적자가 부리려는 환희로의 이행
순수의 배면에 자리한 검음의 맥이 푸름의 안온과 교호하려
생명의 소중함의 맥을 풉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그 이란 아가씨 눈동자가 정말 커다랗고 잿빛 수정같아서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더군요. 꽤 오래전 일인데도 지금까지도 기억이 납니다.
사람 눈동자를 보고 그런 느낌 가졌던 적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놀라움을 시로 묘사해보고 싶은데, 가능이나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름다움의 추적자였던 것 같습니다. 날카로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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