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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허루(憑虛樓)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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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4회 작성일 20-10-10 09:07

본문

빙허루(凴虛樓)에 서서


주손



허공의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면

거기 400 년 전의 아우성이

귀에 쟁쟁하다


길고 긴 한발旱魃에

기근飢饉마저 목을 조여오니

턱까지 타오르는 목마름은

근본마저 뒤틀린다


나무 지팡이 꽂은 자리 홀연

물길이 쏫아 오르고

아우성은 아우성을 불러

큰 연못이 된다


거기 한 아름도 넘는 싸리나무

기둥 굴리고 안아 세워

누대에 남을 정자 하나 세우고

난간을 빙허루라 했네


한 줄기 빛이 난간을 휘이 돌아

400 년 물결위로 한달음에 달려 가면

거기 잔잔한 윤슬위로

피어 오르는 선혈의 향기


고요하다






*빙허루(憑虛樓); 경주시 남산동 소재 사적138호 서출지(書出池)에 세워져 있는 정자 속 난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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