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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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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4회 작성일 20-09-13 00:20

본문

눈금자                          

 

                  1. 

눈금이 풀처럼 놓여있다
높아질 수록

풀의 수가 많아진다

풀 닮은 풀들 주위에 몰려온다 

꽃들도 이사와 들꽃으로 살고

나무도 뻣뻣하게 치솟다

옆으로 옆으로 가지 뻗으며

풀 옷을 입는다
폭풍이 불어도 휘청거릴정

꺾이지는 않아
온갖 종류 풀벌레 모여
물풀처럼 끈적하게 군락지는

풀섶 마을이다

 

2.     

한 때 나에게

눈금은 계단이었다

누군가의 등을 밟고 올라가야

비로소 나의 가치 측정받는,

막대 자 같은 빽빽한 건물에는

찌르는 그림자 난무하다

빌딩 숲

홀로 선 눈금들

일생 한 마디 한 마디 올라가

하루 핀 꽃

그대로 서서히 말라 죽는다는

대나무들이다




2020-09-12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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