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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신다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220회 작성일 20-09-01 09:57

본문

을 신다가 / 백록


 
신을 신다가 문득, 이런저런 신들을 생각한다
짚신 고무신 그 헌신獻身들을 추억한다
 
요즘 같은 날, 그들을 떠올리며 뭇 신들을 소환한다
하늘의 신이며 바다의 신이며 땅의 신이며
저 멀리 지중해의 아스클레피오스며
이 섬의 숱한 할망신들이며
그 밖에 기생충 같은 충신이며
쓸개 빠진 간신이며
푸닥거리 새신賽神도 개중 하나였다며
새 신을 신고 팔짝팔짝 뛰던
그날의 유년을 기억한다
 
낡은 너를 향한 내 각막으론 지금
이리저리 방황하던 족적들
무지 비치는구나
 
아무튼, 코도 입도 무척 근질근질한 요즘은
마스크를 지상 최고의 신으로 신든 끼든
기꺼이 섬겨야겠구나 싶다
아가리 닥치고
무조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무 8조 / 백록



단언컨대, 중도를 택하십시오!

폐하!

황송하오나 애시당초 신단수라며 거창하게 터를 잡은 한반도 우리나라의 뿌리는
애시당초 팔자가 사나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군의 이념을 받들어 널리 번창하여야 마땅하오나
지나온 바,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당시의 고조선이 그랬고 그 아래 삼한이 그랬고 뿔뿔이 흩어져 저만 잘살고 싶은 삼국시대가 그랬고 발해를 외면하고 반쪽을 통일이라 우긴 신라가 그랬고 몽골에 짓밟힌 고려가 그랬고 청과 명의 눈치를 살핀 역성혁명의 조선이 그랬습니다
지금도 역시 남북으로 갈린 우리 백성들
물론, 불쌍하겠지요

하여, 폐하!

이 마당에 우리는 지금 누구를 따라야 하겠습니까?
어찌해야 좋겠습니까?
딱히, 기댈 곳 없는 우리 백성들
네 편 내 편 좌다 우다
편을 갈라야겠습니까?
그 가운데는 없는 겁니까?

정녕!

한 통 속에 갇히다 보면
끝내 우물 안 청개구리 신세를 면키 어렵사오니
제발 벗어나소서!
그렇다고 일전의 누구처럼
시장통에서 도중하차하시라는 건 아니오니
전혀 괘념치 마시옵소서!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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