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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33회 작성일 20-08-19 03:12

본문

헤어드라이어가 연신 따뜻한 바람을 불러일으키자
잿빛 하늘에 숨겨진 싱크홀이 시퍼런 속살을 내비친다.

올가미에 얽혀든 바다,

한 여인이 오래된 테라스 위에서 어둠을 껴안고
울고 있다.

희미한 전등 불빛이 꺼질 듯 물결 위로 끄물거린다.
그녀가 달아오른 어둠 속에서 익숙하게 아랫도리를 벗는다.
깡마른 시간이 끌고 온 굴욕의 날들에
양다리가 벌려지고 고름 같은 삶의 체액이
실핏줄을 타고 벌거숭이가 되어 흘러내린다.

비가 내린다.
그녀가 비를 삼키고 울고 있다.
울음이 젖은 속옷처럼 피어올라 곰팡이처럼 돋았다.
썩은 폐수의 물결이 창문을 타고 흘러내린다.

매연 낀 심장과 염증에 감염된 폐부 사이의 경계에서 
그녀가 폐선처럼 누워 있다.
시취가 배인 폐선을 따라 그녀가 걸어간다.
장대비가 덫에 걸려 버르적거리는 그녀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며,
맹수처럼 쏘아붙인다.
그녀가 쏟아지는 비를 삼키고 바지랑대를 기어 올라 

독사처럼 꿈틀거린다.

한 여인이 쏘렌토 만의 오래된 테라스 위에서 독니를 감추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이연주 시인을 추모하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시나요 당신,

                          이젠 고통의 늪에서 해방되셨나요?

               내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사랑하는 이유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의 모습에서 당신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부디 평안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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