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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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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3회 작성일 20-08-06 12:54

본문

식구 / 하백

누가 뭐래도 삼층밥은 아주 훌륭했던거야

죽도 밥도 누룽지도 모두 한 통 속이니
죽, 밥, 누룽지 경계도 없이
그렇게 한 통 속에서 익어갔으니까

나무랄데 없는 서투른 솜씨랄까
이제는 기술이 좋아져서 삼층밥은 꿈도 못꾸는데
이따금씩 그 서투름이 생각나는 것은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자리한 끈끈한 밥풀떼기에
밥도 죽도 누룽지도 아닌 그리움이 삼층으로 붙어 있기 때문일거야

씽크대를 열어보면
층층이 쌓인 냄비가 십 몇 층인데
어디에도 밥 냄새는 나지 않으니
그저 이리저리 뚜껑만 열었다가 닫았다가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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