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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9회 작성일 20-08-02 11:24

본문





잠시 멎었던 빗줄기가

자정을 지나 

유리창에 똑 똑.

 

점차 쏴아아 하며 

지상의 모든 것들을 매질

하는 소리 들려온다.  

 

빗소리를 지금 듣고 있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리라.

 

그것을 알고 있는 이도 

나 혼자만이 아니리라.

 

아무것도 없는 암흑 속을

매미 몇 마리 철창에 붙어 울고있다.

 

날개를 몸체에서 떼지 못하고, 

너는 달빛 흩어지는 어느 

검은 물에 누워있다.

 

네 늑골이 점차 더 먼 곳으로 퍼져나가는

파문의 중심에 누워있다.

 

숲 바깥으로 

모습 드러내길 꺼려하는 시베리아늑대에게,

눈부신 거울을 반으로 갈라 

비린내를 헤치고 

너는 네 늑골을 보여주고 있다.

 

먼 섬에서는 비가 뜨거운 바위를 적시리라.

하지만 바람조차 저 깊은 심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빗소리 

그 내부에 서서,


벽을 만지며, 

 

나는 내 형체를 

어떤 빈약한 상징으로 

바꿔나가야하나?

청록빛 나뭇잎들의 광장 

싱그런 울부짖음

높은 교각을 건너가는 바람을 

오늘밤 붙잡을 수 있을까?

 

빗소리가 화음에 맞춰 

내 폐를 두드리는 것이지만

황홀한 염증은 발목까지 

차오른 검은 물에 

오히려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이니,

 

흩어져나가는 

하얗고 앙상한 글자들이

베란다를 적신다. 

그것들은 젖어 투명한 것들이지만

순간을 영원처럼

순결한 전율에 떨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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