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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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추 -
외출을 하려고 셔츠를 입으려 했다
단추 하나가 탈출했는지 보이질 않는다
어머니께 단추 하나가 없다고 하니
화장대 위에 있는 예쁜 깡통하나를 들고 온다
깡통 속엔 알록달록 동그라미들
가슴에 구멍 난 채 깡통 속에 있었다
병뚜껑만한 동그라미부터 금붕어 비늘만한 동그라미도 있다
오래전 목부터 시작하여 배꼽 어딘가에 매달려 있던 단추
손가락이 지긋이 단추를 잡아 좁은 문틈으로 밀어 넣고 그랬다
가슴을 꼭 껴안아 주던 실은 껴안던 손을 놓는다
낙엽처럼 떨어져 나간 동그라미를 하나하나 주워 모은 어머니
동전을 저금하듯 깡통 속에 넣었나 보다
언젠간 다시 쓰여 질 것을 어머니는 알고 있었던 거다
어느 날 사내는 낡은 셔츠를 입고 거울 앞에 서있다
옷에서 단추가 아슬아슬 대롱거린다
끼우던 단추 하나가 거울 속에서 사라졌다
순간 장롱 밑으로 숨어버리는 단추
소리를 지르는 핸드폰을 받아본다
회사를 그만 나오라는 말 한마디가 귓가를 맴돈다
사내 마음이 떨어져나간 단추가 된다
사라진 단추를 찾아볼 일이 없어졌다
버려지지 않는 이상 단추는 그냥 잠시 잠들 뿐이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1연에서 단추와 동전을 비유한 어머니의 사랑,
2연에서 단추의 탈락이 회사의 퇴직으로 이어진 절묘한 비유가 참 멋집니다.
좋은 시 읽었습니다.
늘 건필하세요 이장희 시인님.
이장희님의 댓글
이 시 쓴지가 15년은 되었을 겁니다.
반응도 좋았고 낭송방에서도 낭송을 해주셨던 시 입니다.
사실 지금 꺼내 보니까 퇴고를 더 하고 싶었는데
잘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솔바람님의 댓글
가슴을 꼭 껴안아 주던 실/
참 멋진 표현입니다
풍성한 표현들이 마음을 사로잡는
맛있는 시
고맙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멋진 표현이라 하시니 기쁨니다.
[맛있는 시] 약간은 시적인 표현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솔바람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