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발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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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발바닥
아이들의 발바닥에 귀가 있는지
모르시죠?
뾰얀 얼굴을 받치고 있는 귀들은
엄마의 자장가, 아빠의 기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웃음 소리를 듣지만
바람소리와 천둥 소리에 놀라기도
하지만
딸기의 속살같은
아이들의 설익은 발바닥에도 귀가
있답니다
뒤뚱거리는 발바닥이 닿은 곳
마다
땅이 숨쉬는 소리를 듣고
씨앗이 싹을 튀우고
버섯과 이끼가 속삭이는 소리
궁뱅이가 몸을 뒤척이는 소리도
듣는답니다
낮잠 자는 늦은 오후에도
지난 밤 별과 달이 나누던 옛날
이야기가 메아리치지요
마루 바닥에선 나른한 햇살의
하품 소리
아이들은
아장아장 걸을 때마다
황토의 피부를 헤집고 나오는
새싹들의 용쓰는 소리
깊은 땅 속 어둠을 어루만지는
뿌리들의 달음박질을
듣습니다
누가 알겠어요,
까마득히 잊어버린 무덤
먼 조상님들의
기도와 축복의 말씀도 들을지
아이들은 발바닥 소리를
까르르 들이키며
하얀 콩나물처럼 키가 자라고
자색 고구마처럼 살이 붙지요
그러니
아이들은 모래사장과 몽돌해변과
잔디밭과 숲길을 뛰어다니게 해야 해요
눈과 귀가 밝은
어미새들의 날개짓처럼
마음껏
설마
아파트의 층간 콘크리트에 갇혀
살금 살금 걸어다니는
숨 죽인 우리 아이들
벌써 귀머거리가 되어 버린 건
아니겠죠?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만리향을 만나러 집을 나서기 전
잠시 시마을에 들렀는데,
만리향보다 더 향기 있는
시를 보는 행복을 누립니다.
앞으로 좋은 시로 자주 뵙기를 바래봅니다.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어 드립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시의 향기가 찰랑찰랑 마음을 헹굽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늘 건필하소서.
지원님의 댓글
발바닥에 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