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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洗美園) II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5회 작성일 20-07-25 00:29

본문


올해도 세미원(洗美園)에 연꽃 보러 갔습니다.


나는,

허공의 지줄임에서  

연꽃의 싱싱한 쇄골까지

사분지 일만 죽은 사람입니다.


네 입술이 더 진흙같아 하며,

가장자리가 말라붙어가는 

연꽃 속으로

숨던 소녀가 키득거렸습니다. 


나는 연잎에 손을 대보려 

비탈진 흙을 기어내려가 

연못 속으로 걸어들어가 보았습니다. 

내 손이 닿는 곳마다 

연꽃 파란 대궁이 키를 더 높이더군요. 


부드러운 연록빛에 

늘어뜨린 머리 감아도,  


세미원(洗美園)

세미원(洗美園)

다시 여름이 든다면,


눈부신 당신은 이 연꽃을 만지실 수 있을까요?


널찍한 연잎 위로 글러가는 투명한 물방울의 뼈를 

그 아련한 궤적을

그리워하실 수 있으실까요?


아주 사소한

그저 지나치는 빗줄기만큼만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깊고 투명한 움직임 속에 

반짝이는 비늘들같은 것이 헤어지고 겹치며

찌르고 베이고 갈라지는 그 

모든 감각이 내게로 이어지는,


사방벽이 푸르고 외로운 

작은 방 속,  


먼훗날

세미원(洗美園)

그대 찾아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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