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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맹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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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기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5회 작성일 20-07-13 15:01

본문

야맹증

 

 너는 내 앞에 있을 것이다 나는 너를 알아볼 수 없다

 밤이고 불도 꺼져 있었다

 

 사과를 앞에 두고 선생님은 눈을 믿지 말라고 했다

 사과는 동그랗지만 동그랗지 않고 붉지만 붉지 않다고

 나는 아무리 봐도 사과는 사과답게 동그랗고 붉어서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창문을 통해 흘러 들어온 달빛에 서로의 실루엣을 확인 했다는 소설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알던 목소리가 익숙해지고 익숙하던 목소리가 이내 낯설어진다 눈을 아무리 부릅떠도 없는 눈 코 입 옅게 흘리는 소리만 방향등 삼아 네 눈 코 입을 상상했다

 

 너는 자꾸만 불을 켜지 못하게 하고

 나는 어두운 방 안에 누워 안아주는 너가 진짜 너이기를 기도했다

 입 맞추는 너가 거룩해서 도망치고 싶었다

 없던 포도주를 만들어낸 이같아서


 어둠은 자꾸만 어떻게 봐도 어둠이라

 나는 모든 그림자를 사랑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이가 나를 쓰다듬고 핥고 물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를 아는 채 하며

 애초에 알았다는 듯 같이 쓰다듬고 핥고 물어보지만

 너의 형태였던 것은 자꾸만 불을 켜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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