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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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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39회 작성일 20-06-06 09:53

본문



나비도 꽃도 드문 시절이었다. 연탄재가 드문 드문 깔린 공터, 철조망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저녁이었다.


어느 여자아이가 능선이 동그마니 작은 물결을 그리려는 산동네를 바라보면서, 

작은 폭발음처럼 여기저기 두더지굴같은 창문으로 전등이 켜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코를 벌름벌름 콧물을 줄줄 흘리고 있다. 


불러주는 이

돌아갈 곳 없어도

여기 작은 들꽃이 피어 있다. 


치마에 콧물이 묻어 있던, 늘 씻지 않은 얼굴에 숨길 수 없는 홍조가 빠알갛게 뺨 물들이던,

돌아갈 곳 없이 우두커니 공터에 

버린 연탄재처럼 놓여 있어도, 

나는 그 아이 표정이 얼마나 사근사근한지, 뺨에서 얼마나 

사과향이 달큰한지 알고 있었다. 


내 심장소리를 듣는다면서 

내 가슴에 귀를 들이대고 

뭔가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웃음을 짓던

그 얼굴이 

그렇게도 머무르고 싶어했던 곳을. 


무엇이 그렇게 허기진지

틈만나면 치마를 올리고 공터 한 켠에서 오줌을 누던

그 아이는 그렁그렁 눈가에 맑은 물이 고이는 적은 많았지만

한번도 우는 일은 없었다.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마 이때 이 아이가 여섯살 아니면 일곱살 정도였을 것 같네요. 아빠가 동성애자라서 남자랑 도망간 후 가정이 풍비박산나고
혼자 땟국물 흐르는 아이로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생각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랑 막 놀다가도 갑자기 공터 한 켠에 가서 생글생글 웃으며 오줌을 누었죠. 정신이 반쯤 나간 어머니가 아이를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아서 어디 시설같은 데로 보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정이 박살나서 그런지 아빠 남편같은 것에 참 집착을 했습니다. 그때 서로 예닐곱살이었는데, 아빠 엄마놀이를 하자고
자꾸 내게 졸랐던 기억이 납니다. 뭐를 알기나 하고 그런 것인지.
전에 시에 썼던 치마를 올리고 날 놀리던 아이가 바로 이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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