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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일기 -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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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63회 작성일 20-06-13 19:34

본문

노년일기老年日記 - 근황

                                  /담채


시린 바람 안팎으로 몰아친다

몸 곳곳 균열의 협곡에서 부는 바람

오늘도

무사히 쓸쓸하고

무사히 침묵했다


미로처럼 휘어진 길 위에

켜켜이 응축된 시간들,

팔을 들면 어깨에서

일어서면 무릎에서

뚝,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쟁기를 끌고 가는 늙은 소의 위대한 도가니를 생각하며

나는 이미 너무 둥글어졌다고

버릇처럼 되뇌어본다

 

길 위에서 나는

구원에 이를만큼 나에게 충실한 적 있었던가


가시 숲에 긁히며 돌아온

지친 새들이 다시 하늘을 오르며 휘파람을 분다

따뜻한 이승이다

나는 지금

내 삶을 가장 깊게 하는

슬픔 하나를 이해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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