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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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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1회 작성일 20-06-03 22:47

본문



수국이 늘 화안한 이모댁 정원에서  

나는 자위행위를 했다. 


낡은 일본식 저택 

붉은 칠을 한 나무기둥은 늘 낡았지만,


한쪽 다리를 자른 내 이종사촌의 얼굴에는

늘 붉은 것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바싹 말라 갈라진 염전바닥처럼

그는 어둔 방안에서 엎드려 시를 썼다.

호롱불처럼 엎드려서 

쥐며느리처럼 꾸물꾸물 하얀 알들을 

끝없이 낳았다. 

나는 아주 오래 묵은 나무기둥이 풍기는 

쾌쾌한 냄새같은 껍질 안을 읽고 또 읽었다. 


수국은 

바람결에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하면서 

점점 더 황홀해져 갔다.


그 얇은 입술 끝에 모여드는 찬란한 독을

나는 남몰래 핥고는 했다. 


이종사촌누나는 배가 남산만해져서

머얼리 황막하다는 어느 해안가 갯마을로 시집을 갔다. 

정원 구석 

혈관 끊긴 의자에 앉으면,

벌린 두 다리 사이로 물미역 비린내 

희미하게 들려오곤 했다. 


수국은 여름 내 빈 정원을 화안하게 지키다가 

어느 아침 갑자기 모조리 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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