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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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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7회 작성일 20-04-24 11:44

본문

두 번째 만남


사 일째 되는 날
초록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지구 중력의 절반 수준인 초록 별의 빗물은
촉촉하고 윤기 있는  
지구인 숫처녀의 머리카락처럼 시큼 달큼해 보였다

그때였다
신비의 노을 언덕 저편에서 쌍무지개를 타고
S2 그녀의 나신이 걸어오고 있었다
''저토록 아름다울  수가''

순간  
철민의 눈빛은 믿기지 않는 사실에 탄식해야만 했다
열 개의 태양이 쏘아 올린 의문이라는 명사가
원시 지구인 철민의 유전자에 수직으로
낙하하며 웅성거릴 때
S2는 현란한 몸짓으로 철민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초록 별의 온화한 기후는 사실 옷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철민 일가족의 유전자는 쉽게 수치심을
떨쳐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은 지구인들의 줄기세포 뿌리에 원초적으로 숨겨진 원죄의 공포였다

본능적으로 움찔거리는 철민의 피부에  
본격적으로 구애의 손짓을 보내는
S2의 짙푸른 애액

초록별 주위에서 푸석거리던 행성들도
덩달아 사랑의 불빛을 쌍무지개 언덕에 쏘아 올리고

철민은 결국
운명처럼 걸어온 두 번째 불륜을
마지막으로 옥죈 이성의 손끝에 실어
블랙홀 저편으로 내던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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