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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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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33회 작성일 20-04-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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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 백록


 
봄바람 불다 꽃비 내리다
날 좋은 날
막걸리 한 병과 김밥 한 줄 짊어지고
산으로 간다
 
드문드문 산벚들
환한 미소가 꽤 정겹다
오르는 길목 시커먼 소나뭇가지에서 기웃거리는 건
까마귄지 까친지
까칠하게 까불어대는 꼬라지는 여전한 듯
간혹, 어색한 풍경이라면
억지로 방목된 눈알들이 말똥거리는데
덩치로 보아 옛 몽생이*가 아니다
내친 김에 길 잃은 노루 한 놈이라도 만나볼까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어디를 헤매는지
도무지 기척이 없다
 
부실한 숨통이 발목을 조를 때쯤
마침, 확 트인 중턱이다
명당이 따로 없다싶은 터무니에 앉아
산 아래를 훔친다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시푸르고 늘 시원한데
그 사이가 몹시 거슬린다
성질 급한 세월이 맞추다 만
퍼즐의 조각난 기슭
그 가운데 공룡 같은 괴물이 꿈틀거린다
세칭,‘드림타워’라는 변종이다
그 거드름조차 무척 그악한데
평생을 우물쭈물하던 내가
혹, 여기 묻힌다면
비석감으로 딱이겠다
 
-----------------------
* 제주어 ‘망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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