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일출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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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일출 바다 / 김 재 철
나는 바다,
혹시나 품어주면 내 가슴 창문을 밀치고 들어와
뿡 뿡, 장난스런 바람을 뀌며 수다를 터뜨린다.
조금 사람 되나 싶더니, 해 해 웃으며 구름을 툭툭 치는
망나니 태양, 바람처럼 스치며 떠난다.
나는 하이킥처럼 창턱 너머로 밀어내지만,
그놈은 둥근 성질, 굴러다니며 하늘을 어지럽힌다.
어제도 오늘도 삼백육십오일,
큰맘 먹고 각을 세워 다듬어보라, 빛 한 줄기 던져 주었더니
별들을 어르고 돌아와, 야윈 빛살, 애처롭게 깜빡인다.
그래서 또 문을 열어준다.
붉은 물감으로 수평선을 물들이며 잠드는 해.
내일 새벽, 수평선 너머에서
투명하게 스며들며 외친다: "나 또 왔어!"
나는 오늘도 뿡 뿡, 바람을 뀌며 밀어낸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 안다 이 장난스런 밀고 당기기
이 뿡 뿡 웃음이 우주의 호흡이자
미운 정 고운 정, 세상을 굴려가는 영원한 춤이다.
일몰일출 태양 / 김 재 철
나는 태양,
순수한 불덩이로 세상 밝히려 떠오르면
바다는 검은 거울 되어 내 얼굴을 흔든다.
"오늘도 또 오려나?" 깊은 한숨으로 수평선이 일어선다.
그의 손짓에 바다의 거친 물결이 드러나,
뿡 뿡, 장난스런 바람을 뀌며 빛살을 흩뜨린다.
어둠 속에 숨은 그림자가 짜각 짜각, 내 눈꺼풀을 찌르며 기어오른다.
나는 해 해 웃는다.
춥다 아우성치는 이들 위해 온몸 불살라 주었건만,
조금만 기울어져도 원망의 눈길로 달려드는 그들.
좋다, 받아라
빛의 알갱이 삼백육십오 개, 하루 한 개씩 너희 어둠을 씻어라.
쏟아지는 내 빛이 너희 마음속 그림자를 다 드러낸다.
평소 등불 하나 못 켜는 것들이
가짜 반짝임을 금박 입혀 다시 내밀며 나와 밝기를 겨루려 든다
드러나는 건 또 다른 검은 거울뿐.
저녁이면, 거친 물결도 배불리 잠든다.
바다는 붉은 물감에 취해 수평선에 몸을 뉘인다.
그러나 새벽,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해맑게 떠오른다.
바다야, 네가 거친 물결을 일으켜도,
나는 순수한 불덩이
끝내 너를 비추고, 끝내 너를 품고, 끝내 너와 하나 된다.
흩어지고 가려져도, 세상을 굴려가는
영원한 웃음, 춤, 빛의 거울.
*.무한히 배푸는 사랑의 대명사 해와 바다를 거꾸로 뒤집는 발상으로 하여 커플 시 실험적 글을 표현했습니다.
*.공중에서 일출을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누구든지 가져다 쓰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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