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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0월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152회 작성일 25-10-03 08:16

본문

 

  나의 10월에게



  함부로 너의 깊이를 논하지 않을게.

  허공의 높이를 버린 낙엽의 마음을 가진 너를.


  발자국 흔적 하나 없는 숲의 얼굴을 모른 척 않을게.

  초록이 낀 돌담길을 노니던 파랑새의 노래를 품은 너를.


  멋모르고 썼던 아픈 시를 다시는 소환하지 않을게.

  차라리, 힘든 길 걸어온 그대여,

  그 옹골찬 노래나 부를게.


  홀연히 떠나버린 잎사귀의 뒷모습을 그리지 않을게.

  프라이팬에 구운 토마토를 생가지의 토마토가 잊어버리듯.


  온 들녘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소방 호스로도 끌 수 없는 너의 시를

  내 함부로 말하지 않으리.

  

  사과한다며,

  쪼갠 사과 한 조각을 건네던 파리한 두 손을


  바오밥나무의 늑골처럼 감싸안으며 받아주던 사람을,

  상처 난 얼굴 한 조각을 애써 가려주던 마음을,


  송두리째 닮은 너를.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이렇게 짓는 것이다 라는
시의 정수, 시의 교과서를 정독하며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한가위 명절되십시오.

탱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님 덕분에 마음의 위안을 찾고 갑니다. 언젠가는 닿을 수 있을까요 낙엽과 가지의 거리가 이렇게 멀리 벌어졌는데. 그리워하면 닿을 수 있을까요
바라볼수 있는 그 낙하의 높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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