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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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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2회 작성일 25-10-0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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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한로


 정민기



 나는 풀잎인가,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한로
 가벼웠던 지난날의 추억은
 종이 구름이 되어 뭉게뭉게 버티다가
 끝끝내 사라져 가서 영원히 보이지 않는다
 보름달 아래 시무룩해져 노래하지 않고
 귀뚜라미 울음소리만 번갈아 들려오고 있다
 얼굴을 잊을 정도로 우린 떨어져 살았구나
 고독한 자세로 불어왔던 바람은
 어디쯤 속을 비우며 불어 가고 있을까
 농담 한마디 조심스럽게 내던졌을 뿐인데
 그렇게 북소리를 낼 수 있었나, 싶어서
 인형 뽑기로 내 마음을 뽑았던 그 여자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그리워 보고 싶어도
 수심의 깊이에 몽돌이나 던지며 앉아 있다
 이슬점 온도가 공기의 온도와 같은 날
 우리는 결국 회항을 선택하고 돌아서는 길
 이슬이 맺히고 맺혀 또 만추가 되는구나
 상처를 드러내 놓고 낮달을 높이 들어
 건배를 나누더라도 서로 웃지는 말자고
 내리던 가을비 연신 굽신거리던 그 부둣가
 눈가에 비리디비린 이슬이 맺히니
 어느 작은 사찰에서 풍경 소리를 들을까
 고개를 조금 숙여 다소곳해지는 풀잎,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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