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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68회 작성일 20-01-27 15:59

본문

분노조절장애 / 백록


 
툭하면 나는 화를 낸다
시가 시답잖다며 화를 내고
시가 시원찮다며 화를 내고
꽃이 피어도 벌써 피었나 화를 내고
꽃이 져도 벌써 졌나 화를 내고
불이 나도 화를 내고
불이 꺼져도 화를 낸다
 
겨울에 눈이 안 와도 화를 내고 여름에 비가 안 와도 화를 내고
살짝 추워도 화를 내고 살짝 더워도 화를 내고
대궐 같은 청와대는 왜 늘 파란 기와집이냐며 화를 내고
운동장 같은 여의도는 저토록 여의치 못하냐며 화를 내고
내 호주머니는 이토록 비었냐며 화를 내고
네 얼굴은 왜 반질거리냐며 화를 내고
갈수록 꾀죄죄한 나에게 화를 내고
내로남불 같은 너에게 화를 내고
우왕좌왕하는 정치가 좆같다며 분노하고
갈팡질팡하는 경제가 엿같다며 분노하고
이제 그만 조절하라는 잔소리는 귀에 거슬리고
장애라는 놀림조에 화딱지가 눈곱으로 끼고
제발 정신 차리라는 비웃음에 나도 몰래
비릿한 콧구멍이 금세 벌름거리고
시뻘건 혓바닥이 날름거리고
날 선 송곳니가 근질거리고
 
아! 이 노릇 어이할꼬?
 
오매불망 기다려도 오지 않는 눈이지만
이 홧병 눈 녹듯 사그라지도록
아이스께끼라도 내 나이만큼 씹어볼까
냉장고 얼음이라도 실컷 빨아볼까
꽁꽁 얼어붙어 실성하도록
제대로 시체가 되도록
죽도록!


댓글목록

도희a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도희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설날 연휴!!
뜻깊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근하신년
^^ /\    ^^
/\/♣♧\/\♣
♡2020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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