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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공(空)이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2회 작성일 25-09-28 19:31

본문

https://www.nl.go.kr/isni/KAC202482306#header


○은 공(空)이요/


최경순


각은 모서리다 
삼각 사각 오각 육각~
각진 것들을 깎고 다듬으면 결국에는
둥긂이 된다

인간의 구조상
모든 끝은 모서리다
관절, 뒤꿈치도, 퇴화한
꼬리뼈도 모서리다
모서리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모서리가 없다 오로지 둥긂뿐,

뾰족한 각을 세운 말은
상처가 된다
상처는 모난 것이다
상처는 부메랑 되어 돌아온다
모난 것은 잡념들이 박힌 것
모난 것들을 버리면 둥긂을 얻는다

둥긂은 곧 ○이다

空은 비운다는 것,
○은 채운다는 것,
채움은 욕심이다 욕심은  부푼다
부품은 부패요
모두가 걷고 뛰어온 뒤편이
욕심처럼 부푸니 다 덧없음이요

○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것이요
긍휼(矜恤)을 품는 것이다

○이라는 지구에서
잠시 쉬어가는 나는 여행자

비우고 나면 봄은 온다

○은 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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