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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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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63회 작성일 20-01-09 22:10

본문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창문바람

시를 그만 쓴다는 것은 너를 그만 쓴다는 것

너를 그만 쓴다는 것은 나를 그만둔다는 것

이제 시 같은 건 질색이다

햇빛 좀 쐬라고 해서 마주한 햇빛은

눈이 멀 정도로 눈부셨고

몸이 탈 정도로 뜨거웠다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고 해서 해본 생각은

쥐어짜내는 것조차 버거웠고

망상, 그래 딱 그 정도였다

배우려고 본 좋은 시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고

열등한 내 모습이 창에 보였다

누군가의 행복 가득한 얼굴

동경했던 네 얼굴

내가 가지지 못한 얼굴

시에 남기고자 한 것은 순수한 사랑

그마저도 안된다면 순수한 동경

그리고 너에게 마저 열등감으로 시를 쓰는 더러운 내 모습

그래서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 열등감을 이유 삼아

너를 더럽히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시가 인정을 받는 것 따위 상관없었다

시를 몇 명이나 봐주는 것 또한 상관없었다

그저 또 그저 순수하게 너를 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조차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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