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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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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1회 작성일 19-12-30 14:03

본문

찌들었어/창문바람

소중함을 잃어버린 것 같아

찾으려고 무작정 기차표를 끊었다

돈보다 값진 것은 천지니까

누군가의 목숨 같은 깡통에는 천몇백 원

옹기종기 모여가는 학생들의 롱패딩은 몇십만 원

손에 들고 있는 군것질거리마저

기차에 올라타서도 값을 매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양복을 빼입은 사람이 차고 있는 시계의 브랜드

옆자리 사람이 신고 있는 신발의 브랜드

도착해서는 다를 줄 알았지만

풀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중요하다면 사진으로 남긴 아름다움의 값어치

지나가는 차들의 가격

언덕 위 카페의 매출

누군가의 비숑프리제 마저

찌들었다, 찌들었어 나란 인간은 최악이다

중천에 그린 네 미소에게서도 값어치를 찾으니

맑은 하늘, 높은 구름 그리고 비행기 푯값

돈 말곤 아무것도 필요 없다

그런다고 네가 올까보냐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는 돈보다 가치 있으니

하늘, 햇살, 구름, 바람, 영화, 바다, 코스모스, 그림 따위

달과 별, 커피, 가로등, 낙엽, 거리, 음악, 시 따위

나의 모든 것 따위 아무 데도 쓸모없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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