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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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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꼬마詩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4회 작성일 19-12-13 03:58

본문

더운 겨울



                   박규현




뻔한 계절이 어느새 방 앞으로 와 있다

조금 씩 무뎌지는 감각에 

깜빡

잊을 뻔한 로션을 꺼냈다

바람이 머물다 갔는지 

덜어 놓은 모양새가 을씨년스럽다


이 맘 때쯤이면 손바닥에 여름이 온다

덥다고 소리지르는 손 끝 마디들은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를 자랑이라도 하듯

무스를 발라 한 껏 치켜세웠다

말라 비틀어진 그 꼴이 보기 싫어

꼼꼼히 펴 발랐다


백발은 하루가 다르게 늘었고,

그제서야 선물한 염색약이 

방 한 켠, 고스라이 머무르는 것이

오고야마는 겨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어색하던 머리가 익숙해질 즈음

발 길이 뜸해진 봄을 기다리는 일이 익숙해진 것이다


어쩌나

메마른 논밭에

뜨듯한 봄비는 아직 멀었을텐데
변명인 듯 핑계로

목소리를 채운다

의미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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