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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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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19-11-28 19:39

본문


물빛 시간 여행



햇덩이 넘실대는 신월동 곰달래길

그 길의 오른쪽엔 노들길
왼쪽엔 두무개길이 있다

환생과 윤회론의 도파민이
중년의 한강 물결무늬에 에돌자
기어이 여행 가방을 부추기는
가속페달의 조바심

억겁의 팽창과 수축을 등에 업은
우주의 숨비소리가 오색 기지개를 펴자
쇠기러기 날개에 푸석거리는
짙푸른 눈꽃 한 꾸러미

물크러진 휴일의 상념 위에서
길을 잃은 허수아비의 민낯
허수아비의 쇠말뚝 갈비뼈엔
겨울바람에 실려 온
교회 종소리의 녹슨 비명

멋쩍은 가면을 뒤집어쓰고
이맛살을 찌푸리는
늙은 뱀장어의 촉각이
천 개의 물빛 헤드라이트에
부딪쳐 사멸할 때

추억 하나에 친구를 사랑하고
추억 둘에 시를 노래하고
추억 셋에 짧은 이별과
그리움을 간직한 채
제멋대로 나뒹구는
은행나무 이파리에 누워
노란 주검의 겨울 숲을 암행하는
사이드미러의 기억들

이제 그 기억의 시간들마저
한강 유람선의 물비늘 속으로
사라져가고

달덩이 물컹거리는 압구정 가로수길

그 길의 왼쪽엔 적막과 고요

오른쪽에서는
스멀스멀 갓 태어난
초록별 한 줌이
쭈뼛쭈뼛 새로운 새벽을 곧추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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