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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33회 작성일 19-11-22 07:52

본문



첫눈


석촌  정금용



 

순백한 빛으로 

행인들 어깨에 얹히는 여린 속삭임 


날개가 없어 나비가 되지 못하는 

향기 없는 하얀 꽃잎이 꽃이라 일컬어지지 않는

  

반갑기 이를 데 없어 손바닥 펼쳐 맞아들여  

사뿐히 다가서는 모습 왜 이리 가벼워 없는 듯 있는지

금세 고향집 장독대로 달려가게 되는지

누이랑 마주한 그 옛날 함박꽃 미소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지


허공 가득

조용조용 다가온 쉬 가시지 않을 설렘에

 

미리 약속하지 않은 타인들의 전화벨 소리에 그만 돌아서

발목이 시큰해질 때까지 목적 없이 걷다가 이름 모를 찻집 구석 창가 

따끈한 차 한 잔에 녹아들고 싶어지는


새하얗게 시려

붙잡을 수 없는 변치 않는

  

먼 길 떠나와  이팝나무 꽃그늘이 되려는 결심을 한 듯

서러운 미소 띤 섬세한 표정으로 하얗게  

하얗게 내려앉아


흰 나비 같은 꽃잎 같은


떠나온 까닭을 영영 밝히지 않는 

이 겨울맞이 첫 손님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얀 눈!
가볍지만 가슴 시리게 파고드는,
옛날 장독대에 쌓인 눈이 정겹에 느껴집니다.

가벼워서 골고루 퍼지는 눈의 세계를 함께하며
겨울을 하얀 미소로 다가 가려고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속 한 칸의 작은 방에는
이들을 맞으려는 기다림이 기거하는 듯 합니다
미끄럽지 않은 하얀 길을 따라 걷고 싶은 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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