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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작자미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3회 작성일 19-11-16 05:54

본문

전쟁과 평화 (작자미상)




발표되지 않은 전쟁과 평화 이야기는

사거리에 흩어진 낙엽 같이 작자미상이다

낙엽과의 전쟁 중인 환경미화원

가을을 미워할 사이 없이 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미풍을 싫어하는 쭈꾸미, 파도 속 어부를 농락할 때

갯벌 속 낙지는 참호를 더 깊이 판다

기상나팔 불며, 계란을 스크램 불 시키는 주부의 

아침 전쟁, 자식과 남편 두 적을 물리쳐야 한다

울기 위해 감정을 추스르는 배우도,

손님과 주인의 갑질에 움츠려진 알바생도,

전쟁은 이겨야 하는 게임

낙엽은 검은 백에 가둬야 해

동력선의 기름 값을 빼야 돼

목에 바늘을 껴 서라도 끌어 올려야 해

모두가 똑같은 일이 내일 반복됨을 잊는 건망증 환자

당신의 평화는 전철 속 잠시 잠든 시간!

당신의 평화는 한 밤의 전쟁 후 떨어진 깊은 잠!

당신의 평화는 연금 보험증서를 들여다볼 때!

당신의 평화는 배달된 짜장면을 고요 속 혼자 먹을 때!

이제 다시

속을 다 뺀 볼펜 쓰레기통 속에 버려지니

평화롭게 잠들어 

다음 행선지를 기다린다

그곳은 아마도 전쟁이 끝난 하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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