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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의 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535회 작성일 25-09-12 12:20

본문

           - 눈동자의 춤 -


바람에게 몸을 뜯겨버린 낮달이 카페 창가를 서성일 무렵

부끄럼 타는 내 눈동자는 한 여자를 힐끔거린다

긴 생머리를 부르고, 매끈한 다리를 부른다

그녀의 몸매를 닮은 빨간 하이힐이 다리를 꼰다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며 뭘 발견했는지

얼음이 담긴 주스를 빨대로 돌리곤 한다

입술에 달라붙은 빨대는 동그랗게 립스틱을 바른다

무방비로 당하는 입술은 움츠린다

내 시선 안에 근심을 달고 있는 얼굴

턱을 받치며 자꾸 창가를 응시한다

자주 스마트폰에서 웃음을 꺼내려 한다

집게손가락은 액정에서 미끄럼을 타고

그녀의 웃음은 스마트폰 속으로 스며든다

립스틱을 다 지우려는 빨대

힐은 가지런히 다리를 모으고 있다가도

뱀이 허물을 벗듯 발을 꺼내놓더니

스타킹 속 발가락들이 의자 끝에 매달린다

속으로 투덜투덜 거리고 주스잔만 만지작거린다

입술을 통째로 장악한 빨대

이제 꽃을 바라보며 너울거리는 눈동자

오뚝한 코와 하얀 어깨도 지워 버린다

노을이 창틈으로 손을 내미려는 중에

빨간 원피스가 자리를 일어나자 움찔하는 내시선

힐을 세우고 또각또각 사라진다

 

 

카페 의자에는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명한 이미지가 행간에 머무는 제 눈동자를 춤추게 합니다.
<카페 의자에는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백미로 읽힙니다.
건필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카페에서 지인을 기다리다 어떤 여인이 들어와
창가를 휙 보더니 앉아서 창가를 보며 음료수를 마시며 있더군요.
누굴 기다리는 모양 이었어요.
아주 이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40가 다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시인님 눈동자를 춤추게 했으면 전 성공 입니다 ㅎㅎ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콩트 시인님.

나비처럼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의자에서 피고지는 꽃들이 제발 아름다운 꽃들이기를 소망합니다...요즘 진상녀들이 많아서^^잘읽었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혼자도 카페를 갈 정도로 카페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죠
.20년 전엔 ㅎㅎ 지금은 돈이 아갑다는 생각에 안가요.
자판기 커피10배가 넘는 커피값 내고 마시기엔 쩝~그땐 철없던 시절 이었죠.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나비처럼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떼 카페의 그 여인이
고요히 출렁이는 시인님의 마음에
꽃잎 하나 띄어 놓았나 봅니다.
늘 건필 하십시오. 이장희 시인님.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되어 기억은 흐릿하지만 빨간 원피스에 빨간 힐을 한걸로 기억이 납니다.
사실 카페의  음료수 값만 싸면 지금도 가끔 가서 커피를 마시며 창가를 바라보고 싶어요.ㅠㅠ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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