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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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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18회 작성일 19-09-11 05:21

본문

진정 이번 생을 그르친 것일까


낮에 먹다 남은 식은 밥 한 숟가락에

이제 막 뜸이 돈 밥을 물에 말며

아직도 으깨진 밥티 같은 꽃이 달린 화분에

풋고추 몇 알을 따 두었다

된장에 찍고,

숫돌로 눌러 두었던

깻잎 장아찌를 한 잎씩 벗겨

점심을 훨씬 지난 점심을 먹는다

더운 것은 입이 받지 않고

기름이 진 것은 속이 받지 않고

숟가락 받드는 일마저 힘에 부치면

스텐 반병두리를 채로 들고 

한 차례 태풍을  넘기면 그만이다


물밥은 귀신이나 먹는다는데, 나 또한

먹고 사는 일에 귀신이 되었는지


밥알도 비려서

물에 씻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어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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