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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술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844회 작성일 19-08-31 08:54

본문

막장 술판 / 백록




간만에 후배와의 술자리다
‘ 그동안 잘 지냈냐?’
- ‘ 예, 덕분에’

 
한 잔쯤 비웠을까 때마침 벽에 걸린 안주감에 벌컥 흥분하는
후배의 혀놀림이다
‘ 쯧쯧, 저년은 어째 갈수록 마녀로 변하는지 모르겠어요’
- ‘ 뭔 소리여? 내가 보기엔 아직 미녀로구먼’
‘ 아, 저년 땜에 술맛이 떨어지네요 ’
- ‘ 그건 또 뭔 소리여? 저 여자가 술맛에 뭔 상관이여?’
‘ 아니, 선배님은 지금 술맛이 좋습니까?’
- ‘ 이 사람 지금 뭔 소리여? 신경 끄고 한 잔 더하게’
‘ 에이 술맛 떨어지네’
- ‘ 이 양반아, 저 여자는 자네 입맛만 맞추는 안주가 아닐세’
‘ 에이 씨팔 열 받네’
- ‘ 조또 씨팔, 나도 열 받아서 확 엎어버리고 싶네, 혼자 잘난 자네 조국이고 뭐고’

그럭저럭 정치의 상판대기들을 안주로 삼아 한라산 두 병을 순식간에 씹어버린

푸르락과 붉으락의 막장놀음이다


때는 바야흐로 기해년 팔월 초하루 기해일
엉뚱한 안주 땜에 갈매기살과 항정살
죄 없는 그 특수부위를 시커멓게
분노조절장애의 열불로

확 태워버린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계시는지요?
아마도 지금 시인님에게는 가벼운 술 한잔이 딱 일것 같습니다.
머리 아픈 세상사 훌훌 잊고 사는게 해법 같기도,
마음이 즐거우면 끝이라는 마주보는 술 한잔이 그립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막힌 해학이십니다
한라산을 품은..
그래도 소화는 잘 되셨지요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떻게든 결판이 나겠지요
이런 시만 봐도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뚫리는 것 같습니다
시원한 주말 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님, 주손님, 라라리베님, 그라고 책벌레님
두루두루 들려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라가 온통 시끄럽습니다
우왕좌왕 편가르기 바쁩니다
여기 시마을만큼은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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